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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590-KO
등급: 안전(Safe)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590-KO는 기동특무부대 크시-52 ("네펜데스")가 확보 및 격리를 담당하며, 외부에서 개체가 발견될시 포획하여 소형 절지동물문 전용 격리실에 격리한다. 개체가 신체 내부에 기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신체 밖으로 빼낸 뒤 포획하여 격리한다.
설명: SCP-590-KO는 모르포 나비(Morpho didius)와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생명체로, 크기는 0.7cm 정도이다. 개체들의 날개는 특수한 인분 막으로 인해 비교적 충격에 강하며, 친수성, 내산성을 띤다.
SCP-590-KO는 수면 상태에 있는 인간의 기관지를 통해 신체 내부로 진입한다. 이후, 작은창자의 공장(空腸)에 도달하여 그곳에서 기생하기 시작한다. 안전하게 신체에 기생하고 나면, 변칙적인 환각성 가루를 분비하여 숙주의 뇌에 영향을 끼친다. 해당 개체가 체내로 유입된 인간은 무기한으로 수면 상태가 지속되며, 이는 개체가 몸 밖으로 빠져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이 수면 기간 동안 영향을 받은 대상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의 물과 음식을 찾아 섭취하는 행위만을 한다.1
SCP-590-KO에게 영향을 받은 대상은 수면 상태에 빠진 동안 꿈을 꾸게 되는데, 이 꿈은 대체로 대상자의 경험과 욕구를 기반으로 한다. 내부는 개개인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동일하게 꿈 공간 내에 끝이 존재한다. 이 꿈에서 대상자들은 모두 전신이 짙은 회색빛에 이목구비가 없으며, 푸른 나비2가 왼쪽 눈 부분에 붙어 있는 인간 형태의 존재를 만났다고 증언했다.
면담기록-590-KO:
다음은 SCP-590-KO에게 영향을 받아 약 3달간 수면 상태에 있었으나, 간단한 조치가 실시된 후 깨어난 ███과의 면담 기록이다.
[기록 시작]
면담자: 그럼 진행하겠습니다. 괜찮으신가요?
███: 괜찮습니다.
면담자: 이제부터 몇 가지 질문을 드릴 테니 답변해주시면 됩니다. 곤란한 질문은 답하지 않으셔도 돼요.
███: 알겠습니다.
면담자: 꽤 오랜 시간 잠에 빠지셨었죠. 그동안 꿈을 꾸셨다고 들었습니다.
███: 네. 정말 긴 꿈이었죠.
면담자: 혹시 무슨 꿈이었는지 간단하게 묘사해주실 수 있나요?
███: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있었고, 저는 4학년 때의 제 반에 있었죠. 그때의 친구들, 그때의 선생님도 있었고요. 제 기억엔, 가장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바깥에 싸돌아다니며 놀러 다녔었는데.
면담자: 그럼 꿈은 그때와 똑같았던 건가요?
███: 약간 다른 점이 있었어요. 그 꿈에서는 낮이 끝나질 않았고, 사계절이 금방금방 바뀌었어요. 학교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제가 기억하던 장소로 갈 수 있었죠. 그 당시에 친구들과 함께 갔던 동네 하천이나, 잘사는 친구 아파트의 커다란 놀이터라던가, 자주 가던 문구점이라거나 하는 장소들이요.
면담자: 그 외에 더 특이한 점은 있었나요?
███: 아 그래요. 거기서 머리에 나비가 달린 누군가를 만났는데, 몸 전체가 밝은 회색인 사람이었죠. 그는 자신이 저에게 이 꿈을 선물해준 장본인이라고 했어요. 또, 혹시라도 이 꿈에서 깨고 싶다면 언제든 자신을 불러 얘기하라고 말했어요.
면담자: 그럼, 그때 어떤 대답을 하셨나요?
███: 나가고 싶지 않다고, 계속 여기에 남아있겠다고 말했죠.
면담자: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왜 그렇게 대답하셨나요?
███: 많은 일을 겪었죠. 중학교 때 친구 관계가 크게 틀어지고, 이상한 소문이 퍼진 후에 꽤 힘들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쯤엔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혼자 떠돌아다녔죠. 성인이 된 지금은 제대로 된 직업 하나 못 가진 채 단칸방에 처박혀 숨만 쉬며 살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돌려준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있겠어요?
면담자: 그럼, 저희가 잠에서 깨게 했는데, 원망스럽지 않으신 건가요?
███: 원래 같으면 그랬겠죠. 하지만, 슬슬 잠에서 깨야 할 이유가 있었어요.
면담자: 그게 뭐죠?
███: 어느 순간부터, 점점 현실에서의 기억이 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아니, 기억뿐만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제 존재 자체가 조금씩 흐릿해지는 느낌이었죠. 처음엔 그저 제가 꿈에 익숙해져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어느 날 이 꿈이 얼마나 넓은지 확인하려고 계속 걸어봤는데, 낭떠러지가 있더군요. 그 낭떠러지 밑에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장면들이 끝없는 필름처럼 길게 이어져, 넘실거렸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녀석들을 봤죠.
면담자: 무엇을요?
███: 파란 나비들이요. 그 파란 나비들이 제 필름을 갉아 먹고 있었어요.
[기록 종료]
해당 면담 이후 SCP-590-KO에게 영향을 받은 다른 대상에게도 면담을 시도하였고, 공통적으로 얼굴에 나비가 달린 회백색 인간에 대한 증언을 얻을 수 있었다. 해당 존재를 PoI-1356-KO로 지정하였으며, 추후 조사가 이루어졌다.
탐사 기록-590-KO:
다음은 PoI-1356-KO 대면 및 SCP-590-KO가 일으키는 현상의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D계급 인원의 신체에 SCP-590-KO를 투입하였다. 이후 절차 3969-04를 이용해 시각 및 청각 데이터가 전송되도록 한 뒤, 탐사를 진행하였다.
조작자: 최기현 박사
피험자: D-4379
최기현 박사: 들리십니까?
피험자가 눈을 뜨며, 화면이 회색에서 바뀌며 주변을 보여줌. 주변은 사람이 거주하는 평범한 방으로 보임.
D-4379: 아, 예. 들립니다.
피험자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함. 방에는 침대, 책상, 서랍 등의 가구들이 보임.
D-4379: 잠깐만요. 여기 제가 예전에 살던 집인데, 어떻게 된 거죠?
최기현 박사: 당신의 기억을 토대로 하는 꿈이라 그렇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D-4379: 그런가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최기현 박사: 일단 방에서 벗어납시다. 문을 열고 나가세요.
피험자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감. 밖은 긴 복도로 이어져 있고, 벽에는 여러 개의 문이 보임.
D-4379: 저기요. 이거 제 기억을 토대로 한다고 했었죠?
최기현 박사: 네.
D-4379: 이거 느낌이 안 좋은데.
피험자가 복도를 계속 걷다가, 304라고 적힌 표시가 달린 문 앞에 멈춰 섬.
최기현 박사: 왜 그러시죠?
D-4379: 혹시, 여기 들어가 봐도 됩니까?
최기현 박사: 무슨 이유로요?
D-4379: 여기였어요. 제가 사람을 죽였던 곳이.
최기현 박사: …알겠습니다.
피험자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감. 내부는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 않음.
D-4379: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데요.
최기현 박사: 전등 스위치를 좀 찾아보죠.
피험자가 벽을 짚고 천천히 이동함. 이동 중 피험자의 발에 무언가가 걸림.
D-4379: 아.
피험자가 천천히 시야를 내리자,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팔이 보임.
최기현 박사: 신경 쓰지 말고 계속 가세요.
D-4379: 그러죠.
피험자가 조금 더 걸어 벽에서 스위치를 발견함. 스위치를 누르자 불이 들어오며 내부의 모습이 드러남.
D-4379: 이제 잘 보이네.
피험자가 뒤를 돌아 아까 지나왔던 곳을 바라보지만, 바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
D-4379: 그…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데요.
최기현 박사: 일단 방을 좀 둘러보죠. 왼쪽에 있는 방으로 가세요.
D-4379: 여긴 가본 적이 없는데.
피험자가 손잡이를 잡고 문을 살짝 염. 내부는 방이 아닌, 완전히 다른 모습의 건물 내부로 이어져 있음.
D-4379: 여긴 또 뭘까요?
최기현 박사: 들어가서 살펴보죠.
내부로 완전히 진입하자, 공간의 모습이 완벽하게 드러남. 건물 내부는 현재 현실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기지와 일치함.
D-4379: 여기는 제가 있는 곳 아닙니까?
최기현 박사: 맞네요. 그럼 한번 지금 현실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방까지 가보죠.
약 5분 정도를 더 이동하여 절차를 진행 중인 방 근처까지 도달함. 이동 중 몇 개의 방을 열어보려고 시도하였으나, 열리지 않거나 전혀 다른 곳으로 이어졌음.
최기현 박사: 거의 다 왔네요. 거기서 좌측으로 돌면 보일 겁니다.
피험자가 좌측으로 돌자 PoI-1356-KO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임.
D-4379: 저기 누가 보이는데요. 사람 같은데… 전신이 회색이고, 문 바로 앞에서 지키고 있네요.
최기현 박사: 대화를 시도해 보죠.
피험자가 PoI-1356-KO에게 접근함.
D-4379: 저기, 거기 문을 좀 써야겠는데. 비켜주실래요?
PoI-1356-KO: 그 전에 나랑 이야기를 좀 하는 게 어때.
D-4379: 전 댁이 누군지도 모르는데요. 뭐 반갑다고 인사라도 해드려요?
PoI-1356-KO: 사실은 너보다도, 지금 지켜보는 사람과 얘기를 하고 싶은데.
D-4379: 어… 박사님? 님 들킨 것 같은데요.
최기현 박사: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물어보세요.
D-4379: 저기, 어떻게 알았어요?
PoI-1356-KO: 그쪽에서 나비를 이 사람 몸속에 넣었으니까.
D-4379: 그렇다는데요.
최기현 박사: 당신이 혹시 그 나비냐고 물어봐 주세요.
D-4379: 당신이 혹시 그 나비에요?
PoI-1356-KO: 정확히는 내 몸의 일부지.
D-4379: 그렇대요.
최기현 박사: 이렇게 꿈을 만드는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세요.
D-4379: 이렇게 꿈을 만드는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라는데요.
최기현 박사: 아니 그걸 그렇게 말하면ㅡ
PoI-1356-KO: 어차피 내가 목적을 이루기 전에 조만간 그쪽에서 나를 몸 밖으로 빼낼 것 같으니, 이렇게 된 거 조금 말해주지. 오래전, 난 커다란 나비였어. 아름다운 푸른 날개를 펄럭이며 나의 세상을 날아다녔지. 그 세상에선 모든 나비가 나를 따랐어.3
D-4379: 그런 세세한 과거사 듣고 싶지 않은데요.
PoI-1356: 일단 들어봐. 여하튼 그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쾅! 하더니 세상이 망해버렸어. 다른 나비들은 다 죽었지. 나 혼자 남은 거야. 그런데, 내가 살던 곳만 망한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고. 다른 세상에 살던 친구가 있어서 얹혀살려고 했더니 거기도 망했고 하더라.
D-4379: 어… 그래서 어떻게 됐죠?
PoI-1356: 그 친구가 말하길, 다른 곳도 다 망해버려서 이주하겠대. 그래서 나도 가는 김에 같이 가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커서 톨게이트를 못 지나간다는 거야. 더군다나 이 크기로는 저쪽 세상에서 살지도 못할 거래. 그래서, 나를 여러 개로 분리해서 왔지.
D-4379: 그럼 몸은 여러 개인데 정신은 하나고 막 그런 건가요?
PoI-1356-KO: 그렇지.
최기현 박사: 그래서 왜 사람 몸속에 나비를 처넣고 재워 두냐고 물어봐줄래요?
D-4379: 그래서 왜 사람 몸에 나비를 집어넣고 재워두는 거죠?
PoI-1356-KO: 아무래도 작은 나비 여러 마리로 살아가려니까 하나둘씩 점점 파괴되더라고. 그래서, 인간의 몸 안에 안전하게 보관한 뒤에, 대신 그 사람이 원하는 꿈을 주는 거지.
D-4379: 그래서 이런 식으로 만든 거에요?
PoI-1356-KO: 응. 하지만 너는 아쉽게도 곧 깨게 될 거야. 저들이 널 깨울 거거든.
D-4379: 예 뭐, 그건 고맙네요.
PoI-1356-KO: 이제 여기서는 더 볼 일 없을 것 같으니 가볼게. 거기 뒤에서 보고 있는 형씨는 나중에 또 보자고.
피험자의 시야에서 PoI-1356-KO가 사라지며 푸른 잔상만을 남김.
최기현 박사: 됐네요. 이제 저 안쪽만 확인하고 끝내죠.
피험자가 문을 열고 들어감. 내부는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인 방과 동일하지만, 현실의 피험자가 누워있어야 할 중앙 침대에 아무도 없음.
최기현 박사: 옆 관리실도 확인해 보죠.
피험자가 관리실 문을 열고 들어감.
D-4379: 내 이럴 줄 알았지.
관리실 안에는 현실에서 절차를 진행 중인 최기현 박사와 연구원, 장치 조작자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음. 특히 최기현 박사의 머리엔 칼이 꽂혀 있음.
영상 끝
D-4379는 탐사 절차가 끝난 직후 다른 기지로 이동 조치 되었다.
사건기록-590-KO:
탐사가 진행된 지 약 2주 후, SCP-590-KO에게 영향을 받았던 사람 중 수면 기간이 약 4달 이상 경과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날에 실종되었다. 일부는 실종 직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으나, 잠시 자리를 비운다거나 어딘가 가야겠다고 말한 뒤 그 자리를 빠져나와 실종되었다. 평소 이상한 점이 없었냐고 질문했으나, 최근까지 어떠한 이상한 점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조사가 이루어진 끝에 실종자 중 한 명의 실종 당시의 장면이 우연히 근처 CCTV에 찍힌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다. 확인 결과, 대상은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한 뒤 미동 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신체가 금이 가기 시작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면서 SCP-590-KO로 보이는 파란 나비들로 변하였으며, 이후 생성된 나비들은 날아가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SCP-590-KO의 격리 등급 격상 및 PoI-1356-KO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승인되었다.
- portal:bluemark ( 26 Aug 2020 0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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