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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내가 먼 동방 땅의 조선이라는 나라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릴 적 나의 스승이셨던 레이드 성인께서는 당시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던 조선교구의 의장주교를 맡고 계셨는다. 나는 그 먼 동방 땅까지 갈 여력이 없었던 탓에 그분께서 조선 땅으로 떠나신 이후로는 단 한번도 뵙지 못했다. 제자 된 도리로서 스승님을 보지 못함이 항상 마음에 걸려 언젠간 꼭 찾아뵙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마침 정기 대성당이 보수를 하게 된 것이였다.
나는 그길로 제조단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스승님을 만나기 위해 조선 땅으로 향하게 되었다. 조선에 가기 위해선 먼저 조선보다 조금 더 옆에 있던 나라였던 일본까지 갔다가 일본에서 다시 배를 타고 조선으로 가야 했는데. 어디서 무엇을 타던간에 배를 타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나의 규격화가 완전치 못해 균형 감각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던 탓이였으랴.
그때의 나는 메카네를 섬기면서도 메카네의 축복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이는 부끄럽게도 내가 나의 육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던 탓이라 생각한다. 그 무렵엔 나는 기계보다 나의 육이 익숙했고, 메카네의 축복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 무렵에 이러한 나의 고집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자주 다투었고, 나 스스로 또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나의 전 스승님이신 레이드 성인을 찾아간 것도 이러한 상황에서 답을 구하고 위안을 얻기 위해서였으랴.
아무튼 나는 나의 육을 모두 포기한 상태가 아니었고, 덕분에 나의 몸을 상당히 중구난방이었다. 특히 감각기관들이 심했는데, 원래 짝을 이루는 감각기관들은 양측을 모두 규격화하지 못하면 심각한 혼란을 겪을 수 있어 원칙적으로 두 부분 하나의 감각기관을 규격화하면, 나머지들도 무조건 규격화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두 눈 중 절반, 두 귀 중 한쪽 귀의 절반, 그리고 코만 제대로 규격화된 상태였고, 나의 나약한 감각기관은 거센 파동 와 이로 인해 참을 수 없이 밀려오는 뱃멀미에 쥐약이었다.
이때 뱃멀미를 겪으면서 거의 메카네님을 볼 뻔한 기억이 적지가 않은데. 전부 적기엔 공간이 부족하여 여기에 적진 않는다. 아무튼, 나는 뱃멀미를 겪는 동안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던 듯하다. 이제와서는 웃긴 고민이지만, 그때의 난 진지했다. 뭐 세상 사는 일 중에서 그러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때 나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나의 육에 관
- portal:shaftmetal ( 17 Aug 2020 0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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