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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당에 오게 된 이야기이다.
몇년 전이였을 것이다. 유난히 춥던 한 겨울날 아버지는 집을 홀로 나서 돌아오지 않으셨다. 기억은 불안정했다. 모종의 기작에 영향을 받았는진 확실치 않다. 마지막 인사마저도 제대로 기억나진 않지만 단 하나 똑똑히 기억하는 것이 있다. 하늘, 그날 밤 머리 위를 엎은 하늘은 정말 특이했었다. 하늘을 가득 채우다 넘쳐 흘러 땅까지 떨어지는 별들을 본 적 있는가? 나 또한 그날 이후로 그것을 다시 본 적이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건, 그날의 밤하늘만큼 멋진 밤하늘은 다시 볼 수 없으리란 것이다.
그 하늘이 특별히 내 기억 속에 정확히 남아 있는 것은 단순히 그저 인상깊은 하늘이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꾸준히 찾아오는 외적 요인들이 나에게 그 하늘의 기억을 계속 기억하게 만들었고, 결국 다른 기억이 사그라들고 희미해져 그 껍데기만을 유지하고 있어도, 하늘의 기억만큼은 지금도 선명하게 머리속에 남아 있게 해주었다. 사람들은 자꾸 이상한 것들을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컨데, 그늘은 한밤중 검은 밤하늘의 노을의 색에 대해 물었다. 별빛의 파장이 순차적으로 변화할 때 별의 형태가 네모난지 둥근지, 태양과 달 그리고 별 중 무언가가 가장 밝았는지와 같이 도통 알 수 없는 질문뿐이였다.
개중 그나마 나를 당황시키진 않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몇 안되는 친구중 하나였다. 또한 그는 아버지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아버지와 같은 과가 아니였다.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분들을 다들 "흐름", 속된말로 "삘"을 타면 미친듯이 움직이는 스타일이였는데,
- portal:shaftmetal ( 17 Aug 2020 0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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