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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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싫었다. 살을 타고 엄습하는 추위, 무엇보다 하얗고 무엇보다 더러운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저 결정들, 길가에 널린 가식적으로 스스로를 감추는 두꺼운 껍질들, 그 역겨운 형상을 보라. 겨울은 항상 나의 적이였다.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겨울을 싫어함은 겨울의 속성 때문이 아니다. 또한 겨울이 나에게 무언가를 빼앗아갔기에 그런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그랬다. 항상, 세상엔 이유없이 싫은 것들이 있는 법이다.
겨울이 나에게서 무언가를 앗아 갔는가? 겨울은 단지 시간대일 뿐이다. 나의 상실은 세상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며, 그것은 시간대와 관계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자체로 추상적 관념인
그래, 내가 겨울을 싫어하는 것은..
그곳에 겨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옛날에도. 지금도. 어쩌면 내일도
- portal:shaftmetal ( 17 Aug 2020 0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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